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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여행 전날이었다. 비행기표를 구매할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촉박하지않고 모든 준비가 다 끝난것 처럼 보였는데, 이상한 일이다. 준비가 덜 되었다. 빠트린 것들이 있다!



(결과적으론 여행에선 필요가 없는것으로 판명되었지만 그 당시엔 '왠지 이게 있으면 좋을텐데?'라는 마음에 구입하였던 세면백. KGB택배라는 이상한 택배사에 당첨되어 배송이 엄청 오래걸리는 바람에 받지 못하였다. 결국 내가 여행 중에 배달이 왔으며 필요가 없기에 아직 포장도 안뜯었다.

결론은 준비할거면 미리 준비하고 쓸데없는 지출은 참자)


살건 다 샀다. 사실 너무 샀다. 디카로 새로 사고 가방도 새로 사고 선크림도 사고 에어 목베게도 사고 이것저것 사다보니 여행경비보다 이 준비물에서 지출이 더 커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산출은 안했지만 왠지 비행기 값보단 많이 나왔을거 같다.


이렇게 출발 당일날까지 준비를 하고나서 나는 떠날 수 있었다.

저녁 8시 40분 비행기였기에 느긋하게 6시반정도까지 도착하자는 마음을 가지고 집에서 4시 반에 나올 계획이었지만 사실 5시 다되서 출발했다.


서울역까지 이동 후에 공항철도를 타기로 마음을 먹었기에 공항버스는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환전을 하면서 받은 공항철도 할인권이 있었기에 그것을 꼭 이용해보자라는 생각이었다.


(서울역 우리은행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면 환전 영수증이 공항철도 할인권이 된다.)

8000원 -> 6000원으로 할인


공항철도 카드와 영수증 그리고 표 사는곳에 꼽혀있던 부채 득!

날씨가 너무 더웠다 ㅠ


공항철도 안. 내부는 생각보다 아늑하였다.

서울역에서 공항까지 직통열차는 매 30분 마다 있으며 소요시간은 대략 45분이다.


어찌어찌 이동해서 휘적휘적 공항 도착

예상보다 공항철도에서 공항까지의 거리가 좀 된다.


도착한 인천공항은 넓었다. 매우.

이런 저런 게이트를 지나고 어리버리한 상태에서 탑승수속을 밟아나갔다.

짐을 다 들고 탈것이기에 유유히 짐 없는 승객 쪽에서 수속을 마쳤다.

검색대 쪽으로 가는데 왠 다국적 여성들의 무리가 막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것이 아닌가!

뭐지? 하고 의문을 품다가 그들 목에 걸린 카메라를 보고 이해했다.

아 연예인이 어딘가 출몰 했구나.


표를 보여주고 검색대로 가는데 뒤에서 '아! 나도 들어가고 싶다!'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뭔소린가 했다. 여성의 무리는 다른 검색대 쪽으로 뛰어갔으니..

하지만 이거 왠걸?

엑스레이 검사대 줄을 스니 앞에 슈퍼주니어가 있었다.

진짜 1미터도 안되는 거리에 있었는데... 

신동하고 은혁만 알아볼 수 있는 나에겐 뭐 그냥 그랬다. 

내가 뭐 남자 그룹 좋아하는것도 아니고. 걸그룹이었으면 더 쳐다봤겠지...


그래도 그 공간의 여성분들의 기이한 눈빛과 그 술렁이던 분위기는 인상 깊었다.


인천 공항 내부는 역시 그 명성답게 넓었다.

각종 시설과 면세점들은 공항을 환하게 빛내고 있었다.

난 우선적으로 내가 인터넷 면세점에서 주문했던 물건을 수령하러 갔다.

여권과 비행기표가 나오면 공항에 들어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면세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각각의 온라인 면세점마다 파는것이 살짝 다르지만 확실한 것은 온라인이 직접 면세점 가서 사는것보다 싸고 편리하다는 것이다.


내가 구입한 것은 샤넬 향수.

후후.. 드디어 몇년만에 가지게 되는구나! 블루 드 샤넬!!!

그동안 백화점은 너무 비싸고해서 못구하다가 이번 기회에 큰맘 먹고 샀다.

예전에 시향해보고 맘에 들었던 향수.

역시 좋다.


어떤 사람들을 보니 물건을 수령하는 곳을 잘못 찾았다.

물건을 살때 고지되어 있는 곳이 아니면 면세품을 수령할 수 없으니 처음부터 사이트에 설명되어 있는 곳으로 가도록 하자.


기존에 사용하던 핸드폰이 아닌 공기계를 들고가다 보니 무료 와이파이가 급해진다.

인터넷의 노예인 나는 오프라인 상태가 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공항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한다고 했는데 상태가 심히 좋지 않다.

보행중에는 사용이 거의 안된다고 보면 된다.

그냥 있는 것만으로 감사해야할것 같다.


물건이 들어있는 면세 가방을 들고 바쁜 마음을 안고 향한곳은 음식점

집에서 밥을 안먹고 나와서 배가 고팠기에 뭔가를 먹어야 했다.

게다가 내가 타는 제주항공은 기내식이 안 나온다 해서 더더욱 뭔가를 먹어야만 했다.


그러나 공항의 음식점은 비쌌다.

무슨 육수를 쓰고 면을 썼기에 냉면이 만원가까이 하는가...

참 크나큰 고민을 하며 메뉴를 보다가 순두부 찌개를 골랐다.


이것이 바로 8천원짜리 순두부찌개다!


뭐 맛은 순두부찌개였다.


서둘러 먹고 비행기 타는 곳으로 가려하니... 


탑승 게이트가 없다!?


내가 타야하는 비행기의 게이트 넘버는 118. 그러나 여긴 두자리 수 밖에 없었다.

내 탑승구인 118은 과연 어디있단 말인가.

안내데스크에 가보니 다른 건물에 있단다. 다른 건물이라니.. 여기도 충분히 넓은데.

ㄷㄷ 역시 인천공항이다. 크다.


시간이 갑자기 촉박해졌다.

안내원이 알려준 곳으로 가니 갑자기 지하로 내려가야한다.

그리고 그곳엔!

지하철이다 지하철... 세상에

공항 내부에 지하철이 있다!?!?!? 

여긴 공항이 아니라 공항 도시란 말인가.

ㄷㄷㄷㄷㄷ


그러하다... 갑자기 대단해보인다.


이를 타고 다른 곳에 내리니 또다른 끝이 안보이는 공간이 있다.

다행히 118번 게이트는 바로 우측에 있었다.


겨우겨우 탑승을 마치고 나는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창가 자리라 사진을 찍을 수 있었지만 밤이라 어둡다.


그래서 그냥 좌석들을 찍었는데 노랑 모자가 인상적이다.


비행기를 타니 5시간 14분간 비행을 한다고 한다.

비행기가 조금은 늦게 출발을 하였으나 별 상관은 없었다.

밖은 어느새 어둑어둑해져 아무것도 보이지가 않는다.


비행기가 뜨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기내식을 준다.

난 솔직히 기내식을 안준다고 알고 있었기에 뭔가를 준다는 거 자체가 놀라웠다.

하지만 받아보고 나서야 '기내식'을 안준다는게 뭔 뜻인지 이해했다.


이런 귀여운 박스 안에는


이런 내용물이 있다.


맛은 먹을 만 하다.

배를 채울 정도는 아니고 그냥 먹고 살짝 아쉬운 정도.

내가 많이 먹는 걸까?


나름 맛나게 먹고 나서 나는 목베개를 끼고 잠을 청하였다.

자고 일어나면 이제 태국이구나


이것이 자유여행의 시작이구나.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지만 기대된다.


앞으로의 여행에 어떤 일들이 있을것인가.


새로움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무지함은 나를 설레이게 만든다.

온갖 걱정들은 위험에 대한 대비를 하게 해주고

무지함은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해준다.


그렇기에 무지함은 때론 축복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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